문제 정의가 중요한 이유
어떤 기획이던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존재할 것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획을 하게 된다. 기획을 시작하면서 문제를 먼저 정의하는데 이 정의가 기획의 방향을 만든다. 문제 정의가 잘못되면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게 되는 것이다. 또 문제 정의가 두루뭉실하면 쓸데없는 해결책이 붙는다. 서비스 기획을 하다가 “어 이 기능도 있으면 좋겠는데?”라는 생각에 이 기능, 저 기능이 붙여본 경험이 있지 않은가? “북쪽으로 가면 돼” 처럼 두루뭉실하게 문제를 정의하면 경유지가 늘어나다가 길을 잃게 되는 거 같다. 우리는 “북쪽에 보이는 저 산의 정상까지 가자”처럼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길을 나서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OKR, 북극성 지표라는 것이 나오는 것 아닐까?
문제 정의가 제대로 되지 않을 때 생기는 문제
- 문제가 아닌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간을 쏟게 된다.
- 해결책과 관련이 적은 기능도 추가되며, 문제의 본질이나 목적성이 흐려지고, 비용이 증가한다.
그래서 문제 정의에 더욱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게 분리하고, 원인을 추적하다보면 해결책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기도 한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은 문제 해결을 위해 1시간을 준다면 55분은 문제 정의에 시간을 쓰고, 나머지 5분으로 해결책을 생각하겠다고 말했던 거 같다.
“나에게 1시간이 주어진다면, 문제가 무엇인지 정의하는데 55분을 쓰고, 해결책을 찾는 데 나머지 5분을 쓸 것이다.”
(알버트 아인슈타인)
서비스기획 교육과정, 서비스기획 직무 일경험으로 기획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하면서 항상 나중에서야 문제 정의가 제대로 되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기껏 고심해서 만든 해결책들이 다 쓸모없어지는 그 순간에는 항상 낙심하게 된다. 내가 낙심하면 스스로 마음을 다잡으면 그만이지만 오히려 팀원들이 낙심하는 모습이 팀장으로서 더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신중하게 문제를 정의했다고 생각했는데 왜 매번 잘못되는 걸까?
그에 대한 원인을 고민해봤을 때 신중하지 않았고, 체계적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감에 의존해서 추상적으로 “이게 정말 문제가 맞을까?”라는 질문 하에 시간만 썼던 거 같다.(사실 절반 이상은 멍 때리는 시간이었다.) 피쉬 본 다이어그램이고, 5 Whys고 수업 때 듣기만 했지 실제로 활용하지도 않았다.
왜 그랬을까?
여러 아티클을 읽으며, 뇌는 신체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장기고, 사람은 평소에도 하루에 수백, 수천번의 의사결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에너지를 절약하려는 본능이 있다는 말에 크게 공감했다. 선택을 하는데 있어 많은 에너지를 쏟지 않도록 숙고하지 않고, 직관으로 빠르게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떠올리는 것이다. 평소의 내 사고방식과 매우 일치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 또한 그렇다고 생각한다. 당장 2만원짜리 치킨을 먹을 때와 2000만원 어치 주식을 살 때 금액만큼 숙고의 시간이 차이가 나는 사람은 매우 극소수이지 않은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나만의 문제정의 프레임워크를 만들기로 했다.
- 사실 확인을 위한 현상 데이터 수집
- 현상을 통해 원인 파악
- 한 문장으로 구체적이고, 명료하게 정리
이해를 돕기 위해 카셰어링 서비스로 예시를 함께 들어보겠다.
1단계: 사실 확인을 위한 현상 데이터 수집
이미 운영되고 있는 서비스라면 사용자 행동 기록, 앱 리뷰, VoC, 커뮤니티 반응 등을 통해 현재 우리 서비스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만약 이제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한 문제를 찾는다면 설문조사나 리포트, 커뮤니티 반응 등을 통해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표면적인 데이터 뿐 아니라 조금 더 근본적인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실제 고객을 관찰, 인터뷰를 통해 현장의 정보를 추가로 얻는 것이 제대로 된 문제를 설정하는데 유리하다.
이미 운영되고 있는 카셰어링 서비스의 앱 리뷰에서 최근 1년간 별점 1점인 리뷰 89개를 분류해봤다. 차량 상태가 불량하다는 리뷰가 18건으로 가장 많았다. 또한 한국소비자원에서 진행한 2023년 카셰어링 안전실태조사를 통해서 카셰어링 이용자의 26%는 차량 결함을 48.9%는 불량한 차량 청결상태를 경험했음을 알 수 있었다.
2단계: 현상을 통해 원인 파악
1단계에서 파악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근본 원인을 파악해나가야 한다.
- 복합적인 원인들을 분리하고 주요 원인을 선별한다. (피쉬본 다이어그램)
- 선별된 원인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한다. (5 Whys)
이렇게 원인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시스템이나 고객의 심리를 알 수 없어 더 진행할 수 없는 경우도 생길 것이라 예상한다. 그럴 때는 가능한 많은 가설을 확산한 다음 인터뷰를 통해 검증해보자.
1. 피쉬본 다이어그램을 이용한 원인 분리 → 주요 원인 선별
2. 5 Whys를 이용한 근본적인 원인 파악
“이전 사용자로 인한 청결상태 불량”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해보자.
왜 이전 사용자는 불량한 청결상태로 반납할까?
→ 게으름 - 더럽힌 것에 대한 인지가 있지만 치우는 것을 번거롭게 느낌
→ 번거로움을 이겨내고 청소할 메리트를 느끼지 못함
→ 청소를 한다고 해도 얻는 이득이 없고, 하지 않아도 대가를 지불하지 않음
→ 사용수칙에 대한 인식 부족
→ 이용 약관을 잘 읽지 않음
→ 방대한 이용 약관 내용
→ 예외 사항까지 모두 방어하기 위해
→ 실수 - 음료를 쏟는 것과 같은 실수
→ 부주의
→ 주의하는데 드는 에너지를 뇌가 본능적으로 절약하려고 하기 때문
→ 미인지 - 자신이 놔두거나 더럽힌 것에 대해 인지하지 못해서 방치
→ 부주의
→ 점검해야 할 사항을 생각하는데 드는 에너지를 뇌에서 본능적으로 절약하려고 하기 때문
→ 악의적 고의 - 고의적으로 더럽히는 행동
→ 반사회적인 성향
→ 충동적인 성향
→ 서비스(혹은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 불가피한 사용감 - 땀자국이나 닳음, 빛바램과 같은 사용감
→ 많은 사용
→ 오랜 기간 사용
하나의 원인의 근간에는 또 여러 원인이 있기 때문에 확산하다보면 문제점들이 분리된다. 원인들의 우선순위를 정해서 배치해보고, 가장 우선인 원인 먼저 해결하면 된다.
3단계: 한 문장으로 구체적이고, 명료하게 정리
사용자가 차량을 깔끔하게 사용해야 하며, 더럽힐 경우 대가를 지불해야 함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음
이렇게 도출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탐색하면 된다.
이렇게 문제를 작게 쪼개봤는데 사실 이런 방식이라면 고차원적인 해결방식은 나오기 힘들거라는 생각이 든다. 꼭 해결방식이 고차원적일 필요는 없지만 이렇게 하나씩 해결하기보다 여러 문제를 한번에 해결하는 방식이 더 효율적일 때도 있지 않을까? 여러번 적용해보면서 개선해나가야겠다.
이 글을 쓰면서 참고했던 자료들이다. 이해하기 쉽게 작성된 것도 있고, 이해하기 힘든 것도 있는데 사고를 넓힌다는 관점에서 읽어보면 좋을듯하다.
참고자료
https://brunch.co.kr/@famelee/8#comments
5 Whys로 '진짜' 문제 찾기
진짜 좋은 아이디어 같은데, 왜 반응이 없지? | 목차 1. 샤워실 영감, 믿지 마세요! 2. 진짜 문제를 찾기 위한 방법, 5 Whys 기법 3. (사례) 2번의 5 Whys로 홈페이지 컨택 높이기 4. (Tip) 노션 템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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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impact/70
문제정의를 할 때 던져볼 질문 16가지 by HBR
Are you solving the right problem? | 혹시 문제정의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계신가요? 혹은 우리 팀에 더 맞는 문제해결 방법을 고민하시나요? 100up이 여러분의 문제정의 여정에 도움을 드리고자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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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acquiredentrepreneur.tistory.com/74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는 4가지 노하우 (How to Avoid Rushing to Solutions When Problem-Solving)
예비창업자, 사내벤처, 초기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느낀 점은 '정말 (고객)문제를 제대로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문제를 너무 추상적으로 단순하게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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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iho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882762
문제해결보다 더 중요한 것, 문제를 제대로 찾고 정의하기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문제해결은 이 시대의 인재가 갖춰야할 필수적인 역량이다. 문제해결의 중요성은 유아교육부터 대학교육, 사회나 조직에서의 교육과 훈련에서 폭넓게 강조되며, 문제해결을 위한 다양한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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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oardmix.com/kr/skills/what-is-5why/
알고 보면 정말 간단한 5why 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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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blog.naver.com/whyble/220696097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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